어제가 삼복 중에서 초복이었습니다.
복날 몸 보신들 하셨는지요?
계룡도령은 종일 굶고 말았습니다.
ㅠ.ㅠ
이유인 즉슨,
계룡도령이 사는 계룡면 월암리의 낡은 토굴 흙처마에 말벌이 집을 지으면서 예견된 일이 었는지도 모릅니다.
어제 좀 늦은 아침을 차리려고 정지간 문을 여는 순간 갑자기 머리 정수리가 따금합니다.
순간 털어내고 보니 바닥에 말벌이 한마리 떨어졌다가 날아 오릅니다.
다행히 말벌들의 단체전 성격의 2차 공격이 없어서 자리를 옮기며 한방 정도야... 좀 붓다가 말겠거니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머리 끝에서 발가락 끝까지 가렵기 시작합니다.
ㅠ.ㅠ
그.리.고...
온 몸이 붓기 시작하며 붉은 색의 작은 혹들이 돋아 납니다.
몸으로 뜨거운 열기가 퍼지구요.
찬물이라도 좀 뒤집어 쓰면서 열을 식히면 진정이 되겠거니하고는 계룡도령의 품격높은 노지 샤워장으로 향했습니다.
움직일 때마다 하늘이 흔들거리고 노랗게 색이 바래며 호흡곤란이 일어나는데도 이 정도야 하며 옷을 벗고 물을 틀었습니다.
하지만 가만히 서 있을 수도 없다는 것을 깨닫고 방에서 누워있는 것이 상책이겠거니 하고는 서둘러 몸의 물기를 닦으려고 수건을 들고 몸을 닦다가 정신이 들면 바닥에 쓰러져 있고,
또 다시 몸에 묻은 흙은 씻어내고 닦다가 쓰러지길 몇차례...
않되겠다 싶어 닦기를 포기하고 바지만 입고서 어찌 어찌 방으로 들어가 철퍼덕 퍼졌습니다.
오락 가락하는 정신 줄 잡느라 한참!!!
방광부터 온 장기가 다 아프기 시작합니다.
그 동안에도 몸은 버블맨처럼 두툴두툴하게 점점 더 붓고...
그러다 오후 5시 30분경 겨우 몸을 뒤척일 정도로 정신과 몸이 안정됩니다.
ㅠ.ㅠ
물론 몸의 두드러기 같은 작은 혹들은 여전하구요...
병원에 갈까...
119를 부를까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만, 말벌에 쏘여 죽는 경우는 폐에 부종이 생겨 호흡 곤란 외에는 없다는 사실을 아는지라 호흡기의 상태를 확인 해보니 뭐 숨쉴만 합니다.
ㅠ.ㅠ
그.래.서...
꿀벌의 독이 화농성 종기를 비롯하여 신경통, 류마치스 등 현대의학에서 치료하기 어려운 질병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하는 사실과 말벌독량은 일반 꿀벌독량의 200배에 달하고 지구상에서 가장 강한 항생제라는 생각에 참고 견디기로 했습니다.
더구나 말벌독이 피로회복, 고혈압, 신경통 류마치스, 정력증강, 전립선 비대증치료, 불면증, 천식, 신체기능활성화, 회춘 등의 효능이 있다는데야~~~ㅎㅎㅎ
그러다 아침 좀 몸을 추스릴만하여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더니 다들 박장대소 분위기입니다.
심지어 아들이 전화를 해서는 "아빠, 복날 몸보신 제대로 하셨네요" 합니다.
몸보신이 된 것인지...
아니면 골병이 든 것인지는 좀 더 두고봐야하겠지만,
고통스러운 것은 사실입니다.
여러분 이제부터 말벌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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