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가량 계룡도령과의 짧은 인연을 정리하고 하늘나라로 간 아기 참매
하룻밤을 같이 보내고...
아침 제법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며 마치 기력을 회복한 듯한 모습을 보여
흐뭇한 여러가지 상상을 하게 해 주던 귀여운 아기 참매는
계룡도령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상처 때문에 짧은 삶을 마감하고 말았습니다.
바나나 상자 속을 이리저리 활발하게 누비고 다니던 아기 새매가
나들이를 다녀 오니 솔잎 둥지 위에서 조는 듯이 앉아 있어
자세히 들여다 보다 오른쪽 날개 부위가 이상해 살펴 보니
이미 깊은 상처가 있어 살이 헤어져 있고 진물이 흐르고 있습니다.
아기 새매를 만나 그저 들뜬 마음에 미처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하고
그저 다리가 불편한가보다 생각하던 계룡도령...
가뿐 숨을 몰아쉬는 아기 새매의 날개쭉지를 들어 보니 다리의 뼈가 다 드러날 정도로 심각한 지경입니다.
급한 마음에 피부소독치료제를 발라주고
근처 약국으로 달려가 항생제를 구입하려했으나
처방이 없으면 팔 수없다는 대답에 월암리 토굴로 돌아와 잠시...
아기 참매는 불편한 날개를 늘어 뜨리고 그저 멍하니 계룡도령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것 저것 찾다가 발견한 항생제가루를 좀 발라주고
급히 이웃의 기 치료사인 아우를 불러 기치료를 하는데 이미 가망이 없는 것 같다고 합니다.
ㅠ.ㅠ
잠시 그렇게 불덩이 같은 몸으로 숨을 할딱이던 아기 참매는 숨을 멈추고 말았습니다.
ㅠ.ㅠ
황망한 마음에 점점 식어가는 작고 여린 아기 참매의 몸뚱이를 어떻게 할 것인지 한참을 생각했습니다.
결론은 머리를 북쪽으로 두고 묻어 주기로 했습니다.
참매의 용맹함을 알기에 계룡도령의 월암리 토굴 왼쪽의 한 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오가며 쉬이 흥분하여 찬찬하지 못했던 행동을 반성하며 잊지 않기 위해서 입니다.
삼가 아기 참매의 영면을 기원합니다.
아기 새매와의 인연은 아마도 계룡도령의 주변 누군가를 대신한 죽음이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아기 새매야...
아직 이름도 짓지 못했는데...
짧은 인연 고맙고 미안한 마음만 가득하구나.
잘 가~~~
부디 다음 생에서는 아프거나 다치지 말고 오래 오래 살길 바래...
...()...
[2013년 7월 17일 대한민국의 헌법처럼 절명한 아기 참매를 묻으며... 계룡도령 춘월]
[심진스님 음성공양 "산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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