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살면서 느끼는 것들

옛 백화수복에서 만든 청하라는 청주로 나누는 정에 대한 이야기

여러분 술 뭐 좋아하세요?

소주, 맥주, 양주....

요즘은 와인을 즐기시는 분들도 많이 늘었더군요.

 

참... 우리 고유의 민중 술 막걸리도 있습니다.

 

아래의 사진 시원해 보이나요?

아니면 추워 보이나요?

 

 

오늘이 일요일입니다.

 

아침...

10시 30분경 언제나[?] 처럼 계룡산으로 오시는 분이 계십니다.

 

계룡도령이 기름기가 땡길 때가 되었다면서

어머니께서 정성껏 삶으신 돼지고기 수육과 김장김치, 그리고 새우젓을 가지고...오시는 분!!!

 

 

그렇습니다.

 

"영유아건강검진"과 정확한 진료와 처방으로 유명한 논산의 명의

손소아청소년과의원 원장이신 손영기박사님이십니다.

 

그리고 술은 청하입니다.

 손박사님 덕분에 새롭게 맛을 들인 청하...

 

 

백화수복 하면 많은 분들이 기억하실 것입니다.

예전에는 명절에 백화수복 한병은 들고 다녔으니까요.

 

당시에 가장 보편적인 명절선물[?]은 당연 백화수복이었습니다.

물론 설탕이나 통조림... 물론 과일도 끝자리를 차지했었지요.

 

 

당시의 청주인 백화수복은 전국민이 애용하던 술이었습니다.

그때는 명절 제례를 지낼 때 반드시 청주를 올렸습니다.

 

그런데 청주는 따끈하게 데워서 마시곤 했습니다.

 

그러지 않으면 머리가 아프다는 소문도 있었고...

 

사실은 일본문화가 자리하였던 해방 후 시기였기에 일본 음주방식의 영향이었던 것 같은데...

아무튼 찬 청주를 마시면 머리가 아프다고 이야기 하는 것이 공통적인 정설이었습니다.

 

내가 젊은 시절에는 "수복집"이라는 통술집이 큰 유행이었는데...

특히 겨울철에~~~

늦은 시간 통금에 쫒기며

뜨끈한 어묵과 수지를 안주로

대포라고 부르던 큰잔의 따끈하게 데워진 청주 한잔을 들이키는 것이 참으로 낭만적이었습니다.

 

물론 그 맛의 시작은 고딩때부터...

지금 여든을 바라보는 멋진 내 아버지와 함께였지요.

 

그러다 술의 유행이 경양식으로 바뀌고 노블와인이나 파라다이스라는 와인에

멕시칸 사라다[샐러드]를 안주로 먹거나,

 

지금은 클럽이라고 표현하지만,

고고장이라거나 디스코클럽이라는 춤 문화가 자리 하면서 맥주를 마시는 것으로 바뀌고...

또 어느날 부터는 룸살롱 문화가 번지며 양주가 고급술로 자리를 하였습니다.

 

물론 그때도 부산에서는 가난한 학생이나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주던 것은

뭐니 뭐니해도 고갈비와 소주, 막걸리였구요.

 

 

하지만 70년대 말 난 친구들과 고갈비와 소주를 마시고는 4홉들이 백화수복과

당시 인기있던 줄줄이 소시지를 들고 용두산 공원을 찾았던 기억들이 새롭습니다.

청주잔은 공원의 한곳 그자리에 언제나 숨겨두고 사용하였지요.

 

물론 당시에 야간통행금지가 엄하게 지켜지던 시기이기도 했습니요.

 

하지만 나는 용두산공원이 앞마당이다 보니 주변 경찰 파출소는 모두 아는 사람들이라

전혀 이동에 문제가 없었구요.

지금은 사라진 방범대원들과도 다 아는 사이였으니...

당시 권력의 시혜를 톡톡히 누린셈이기도 합니다.

ㅎ~~~

덕분에 내 어머니는 밤늦게 귀찮은 일이 많아지기도 했답니다.

 

세월이 흘러 백화 수복에서 언젠가 부터 청하라는 차게 마시는 청주를 만들어 내었고,

그 순한 맛에 대중의 인기를 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소주보다는 비싼 술이었지요.

 

그런 청하를 새롭게 맛을 들이게 된 것이,

언제나 청하만 드시는 손영기원장님을 만나면서 부터랍니다.

 

좋은 안주에 아주 찬 청하 한잔~~~캬!!!

지금은 새롭게 CI가 바뀌면서 맛도 조금 바뀌었답니다.

 

개인적으로는 예전의 청하가 훨씬 나은 것 같습니다.

향도 엷고 맛도 훨씬 담백하였는데.....

 

아마도 생산자측에서 더 젊은 기호에 맞추려고 맛을 바꾼 것 같은데

우리처럼 올드파들은 상당히 불만입니다.

보다 덜 달면서 뒷맛이 깨끗하고 개운한 예전 청하의 그 맛이 훨씬 더 좋습니다.

 

 

오늘...

그 손영기원장님이 마련해 오신 돼지고기수육과 찬 얼음속에 재운 7병의 청하를 마셨습니다.

 

비록 대화는 정치관이나 사진을 가지고 서로를 기교다 자연 그대로다로 싸우면서~~~

[하긴 주변에서 보면 언제나 토닥거리며 다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답니다.~~ㅎ]

청하를 마셨지만 행복으로 채워진 청하의 뒷맛을 음미하고, 돼지고기수육의 고소함과 함께

잔잔하게 오르는 취기를 즐겼습니다.

 

결국 끝에는 논산행 버스정류장에서 한잔의 맥주로 시간을 죽입니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술과 즐거운 대화...

 

인간으로 살아가면서 느끼는 참 행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