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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풍경이야기

봄의 전령 변산바람꽃을 찾아 변산반도로 향하다.

2008년 2월 말경 전북 부안의 변산반도국립공원으로 변산바람꽃을 만나러 길을 나섰으나 좀 늦은 감이 있었다.
그래서 올해는 날씨도 따뜻하고 하여 좀 이른 감이 있긴 하지만 2월 14일 출발하기로 했다.

출발하기 전날 밤 밤새, 어린시절 소풍전날처럼 마음이 설레어 잠을 이루지 못했다.
ㅎㅎㅎ

드디어 2월 14일 토요일에 블로그 이웃들과 내변산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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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계룡산을 출발해 강경을 거쳐 23번 국도를 통해 내변산으로 향했다.
가는 도중 네비가 정확하니 인간네비가 정확하니... 전북지역을 지나며 이곳 저곳 서로의 잘 아는 곳을 이야기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내변산 변산바람꽃의 자생지로 향했다.

계룡산 갑사입구에서 출발한 시각이 9시 20분경...
부안군청 문화관광과 관광지도계에 전화를 했다.
혹시 다른 자생지가 있나 물어 보려는 생각에서...

홈페이지에 년중무휴 안내라며 기재된 전화번호로 아무리 전화를 해도 받지않는다.
쩝~~~
부득이 지난 기억을 더듬을 수 밖에...

10시 40분쯤 가는 길에 지난 달 17일 미쳐 들리지 못한 부안군 구암리 지석묘군을 먼저 들렀다.

마을 한가운데 위치한 990여평의 지석묘군은 1963년 1월 21일 사적 제 103호로 지정된 곳인데
부안군애 100여기가 있는데 그 중 13기의 지석묘가 올망 졸망 모여 있었다.

전체적으로 잘 가꾸어진 모습이 보기에 좋았으나 막상 카메라를 들이대려니
낮은 담장 너머로 보이는주변의 울긋 불긋한 지붕들이 좋은 그림을 주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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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돌을 돌아보고 내변산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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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 20분경 변산바람꽃 자생지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고...
너무 많은 차들로 인해 우리 일행이 탄 차를 주차하지 못할 정도 였다.

오가피를 재배해서 판매하시는 연세 많으신 할머니께서 집을 수리하는지 아니면 따로이 늘려 짓는지 기계소리가 요란하다.

각 지역에서 모인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는 가운데 찬찬히 장비들을 둘러보니
흐미~~~ 캐논 원두막3부터 니콘 D700까지
렌즈 또한 비싸고 막강한 장비들에 눈이 부시다.
낡은 캐논 10D에 백마 달랑 들고 다니는 나는 그저 부럽 ~~~부럽~~~

다들 변산바람꽃 들여다 보느라 정신들이 없다.

작년에는 주변에서 노루귀랑 복수초도 발견한 적이 있어 나는 먼저 노루귀를 찾아 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역시 노루귀도 꽃을 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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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탐사꾼들 중 아무도 신경쓰지않던 노루귀가 나의 발견으로 단번에 2개군으로 나뉘었다.

내가 발견한 노루귀를 담으려는 사람들과 변산 바람꽃을 담으려는 사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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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내 보지 못하던 꽃을 처음으로 발견하는 즐거움이란 큰 것이다.
작고 앙증맞은 꽃들이 이 추위를 이기고 가랑잎 사이에서 피어 올라
붉고 흰빛으로 아름다운 자태를 발하는 모습은 자연의 신비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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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모였는지 변산바람꽃 한번 담으려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지경이었다.
작년보다 개체수가 엄청나게 줄어 든 것을 보니 작년에도 지적했듯이
너무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다 보니 채 피지 못한 꽃들은 사람들의 발에 짖밟혀 죽었거나
아니면 남 몰래 채취해 간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물론 채취해 간 변산바람꽃은 다 죽였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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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산 바람꽃을 담느라 정신없이 이곳 저곳 다니다 보니 어느새 사람들이 썰물처럼 사라지고 없다.
작년에 비래 개체수가 별로 많지도 않은 가운데 담으려고 이리 저리 움직이다 보니
어느새 2시가 가까운 시간...
꽃들에 정신이 팔려 배고픈 줄도 모르고 돌아다니다가 갑자기 배가 고파지는데~~~

블로그 이웃님이 준비한 유부초밥으로 점심을 맛있게 먹었다.
맛난 점심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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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산바람꽃 자생지 주변에는 마땅하거나 변변한[?] 음식점을 찾기가 어렵다.
혹시 다음에라도 가시려는 분들은 도시락을 지참하시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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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 20분경 변산바람꽃 자생지를 벗어나려는데 할머니께서 한쪽에 앉아 계신다.
사람은 해마다 늘어 나는데 오히려 오가피는 더 팔리지 않는 단다.
사실 변산바람꽃이 피어 있는 곳은 이 할머니의 밭이고 뚝이다.

값비싼 카메라와 고급렌즈를 준비한 사람들이니 커다란 한봉다리에 2만원 정도 하는 오가피가 잘 팔리겠거니 했더니
밭만 잔뜩 망쳐 놓고 사지않고 그냥 가 버린단다.

세상살이가 자신이 얻은 만큼 다시 돌려주려는 마음들이 갈 수록 없어 지는 것 같다.

다시 길을 나서 변산해수욕장으로 길을 돌렸다.
지나는 걸음 양지 바른 곳에 차를 세우고 주변을 둘러 보니 아직은 꽃을 피우지 않은 꿩의 바람꽃과 노루귀가 지천이다.

3시 20분경 직소폭포와 실상사 가는 길이라는 교통표지판을 보고 들른 등산로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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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정리된 국립공원 탐방로 입구
혹시나하고 주변을 살필 요량으로 들어서 이곳 저곳을 살폈으나 꽃은 찾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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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철 푸른 소나무와 야산의 정상에 멋드러지게 서 있는 기암이 우람해 보여 담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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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계곡의 얼음은 다 녹고 개울 속에는 피래미들이 장난질을 하느라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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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을 목적으로 나선 것이 아니니 서둘러 나와 격포로 가기를 원했으나 결국은 가지 못했다.
그 동안 블로그 이웃들에 진 신세도 갚을 겸, 내가 좋아하는 해산물을 좀 먹고 가려는 의도 였는데...
운권[자동차 핸들을 쥔]을 쥔 사람의 마음 아닌가.
ㅎㅎ

지나는 길에 변산 해수욕장에 들렀는데 드문 드문 겨울 바다를 즐기려는 연인들과 가족들이 눈에 띄었다.
밀물인지 제법 센 바람과 파도가 순식간에 밀물로 해안으로 몰려드는 것을 보고 다시한번 자연의 위력을 실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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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욕장에서 몸속 내용물을 정리하고 강경으로 돌아 오는 길...

멋지다고~~~ 멋지다고 주장하는 부안다목적댐으로 향했다.

댐이야 그저 댐이지...

댐에 올라서서 목청껏 이명박의 욕을 실컷하고 나니 속이 후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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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댐을 돌아 나오며 시간이 어중간해서 지난번 소개한 적이 있는 멧돌순두부로 향했다.
미리 저녁을 해결하려는 의도에서다.

식사 시간이 아니라 그런지 저녘 영업 준비에 한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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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가격의 순두부찌게와 두부 그리고 이슬이 한병을 맛나게 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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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두부 만드는 모습을 한번 담고 싶다고 했더니 아침에 만드니 언제든 오란다.

^^

이래 저래 정이 가득한 여행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또 별도로 올릴 예정이다.
 
 
 
[2009년 2월 14일 변산반도국립공원 내변산으로 변산바람꽃 마중을 다녀와서  계룡도령 춘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