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치/사회/세계

리먼 인수 부추긴 조선일보, 빠져나갈 구멍 찾나?

리먼 인수 부추긴 조선일보, 빠져나갈 구멍 찾나? ('블로거, 명박을 쏘다' / 혹세무민 / 2008-9-16)


리먼 브러더스가 결국 파산 보호 신청을 함으로써 다시 한번 미국의 금융위기가 불거지고 있습니다.

파산을 우려한 메릴린치는 허겁지겁 BOA에 헐값 인수되고, '띠링띠링~' 보험사 AIG도 휘청거리는 판입니다. 우리나라도 받게 될 타격이 만만치 않을 겁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런데 이 리먼 브러더스를 우리나라의 산업은행에서 인수하려고 계속 협상을 하다가 결국 최근 결렬된 건 다 아실 겁니다.

여기에 대해서 찬성론과 반대론이 있었습니다만 대체로 분위기는 부정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외로이 적극 찬성에 나선 언론이 있었으니, 그 이름 조선일보 되시겠습니다.

일단 8월 말에 조선일보는 적극 펌프질을 합니다.

 

참고 기사 :[조선데스크] 월스트리트 울리고 웃긴 산은(産銀)

 

여기서 김기훈 차장대우는 "만년 금융 후진국인 우리가 요즘과 같은 가격에 세계 일류를 인수할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다.

리먼의 위험만큼 기회가 커 보이는 것은 그 때문이다."라고 리먼 인수를 절호의 찬스인 것처럼 부추기고 있습니다.

여기서 그치는 게 아니라 9월 10일에는 사설을 통해서 다시 한번 리먼 인수를 펌프질합니다.

 

참고 기사 :[사설] 산은(産銀)의 리먼 브러더스 인수는 철저한 손익(損益)계산 위에서

 

사설 제목은 이렇습니다만, 반대론과 찬성론을 소개한 다음에 결론을 다음과 같이 맺고 있습니다.

중요한 건 산은의 마음가짐이다.

손실이 나도 책임을 미루면서 정부가 메워주기만 기다리는 종전의 국책은행 마인드론 안 된다.

민간 은행보다 더 철저하게 득실을 따져 인수를 결정하고, 그 결정에 끝까지 책임을 지겠다는 자신이 섰다면 해볼 만한 투자다.

앞에 전제 조건을 붙이긴 했습니다만, '해볼 만한 투자'라는 마지막 말로 방점을 탁 찍고 있지요.

그런데 산업은행이 결국 리먼 인수를 포기한 다음 슬슬 얘기가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빠져나갈 구멍을 슬슬 만드는 거죠.

 

참고 기사 :[뉴스 블로그] 산은(産銀), 리먼 인수 추진하다 홍보 효과 '홈런'

한국의 한 국책은행이 미국계 글로벌 IB를 삼키는 워낙 큰 딜(deal)을 시도하다 보니 유명세를 탄 거죠.

산업은행에 대해 외국 언론들의 표현도 달라졌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사우스 코리아 스몰뱅크(south Korea small bank) KDB' 즉 '남한의 작은 은행인 산업은행'이라는 수식어가 보통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이런 수식어가 없어졌다고 하네요.

그동안 월가(街)에서는 한국이라는 나라 자체도 존재감이 별로 없었는데 산업은행의 인지도는 어떠했겠습니까?

이런 식으로 어쨌거나 리먼 인수 추진으로 홍보 효과는 보지 않았느냐…. 변명을 늘어놓고 있습니다.

"어림잡아도 홍보 효과의 가치가 2억 달러는 넘을 것"이라면서 산은 관계자 입까지 빌려서 이런 얘기를 하는데, 그럼 앞으로 홍보 효과를 위해서 국내 은행들은 AIG 같은 데에 입질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기사대로라면 애초부터 인수할 생각 없이 협상만 하다가 내버려도 홍보 효과를 챙길 수 있으니 얼마나 이익입니까?

빠져나갈 구멍은 다른 방향으로도 파고 있습니다.

 

참고 기사 :[특파원칼럼] '리먼' 인수협상이 남긴 교훈

과연 우리는 월가의 맹수를 포획한 뒤 잘 조련시킬 실력과 준비를 갖추고 있는가.

이 질문은 앞으로도 유효하다.

부자인 미국은 사냥을 하다 실패해서 하나쯤 망가져도 상관없지만, 사실상 국고를 걸고 베팅하는 우리는 돌다리도 두들겨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은근슬쩍 산업은행이 실력이 부족하다는 탓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잘 조련시킬 실력과 준비를 갖추고 있는지' 제대로 파악도 안 하고 파산 며칠 전까지만 해도 리먼 인수에 펌프질을 했던 조선일보는 과연 실력과 준비를 갖추고 있는 언론인지요?

마지막으로, 결국 리먼이 파산하자 이번에는 청와대 덕으로 몰고 갑니다.

 

참고 기사 :청와대, '리먼브러더스 인수 저지' 막전막후

 

사실 청와대가 아니더라도 금융감독원을 비롯해서 대부분이 반대하는 분위기였고, 인수를 노골적으로 부추긴 언론도 찾아보면 조선일보와 매일경제뿐입니다.

뷰스앤뉴스에서는 리먼 인수를 부추기는 조선일보를 비판하기까지 했습니다.

하마터면 9월 위기설을 제대로 맞아떨어지게 할 뻔한 자신들의 행태에 대해서는 입을 싹 닦은 채 빠져나갈 구멍이나 찾으면서 진작부터 대부분이 반대 의견이었던 리먼 인수 포기가 마치 청와대의 공인 것처럼 얘기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산업은행 민영화와 글로벌 투자은행 육성이란 구실을 내세워서 산업은행에 무리수를 두게 원인 제공을 했던 책임은 없는 것인지요?

 

그러고 보니까, 그렇게 리먼 인수를 할 만했으면 차라리 산업은행 부추기지 말고 조선일보에서 직접 자산 다 처분해서 리먼을 인수했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그럼 이번 기회에 조선일보는 확실하게 날아가는 거였는데...


※ 출처-http://blanc.kr/965

 

ⓒ 혹세무민


원문 주소-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1&uid=164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