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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세계

이명박의 ‘금융위기’ 낙관론이…더 큰 ‘시장불신’ 자초

정부 ‘금융위기’ 낙관론만…‘시장불신’ 자초
대통령 “우리경제에 플러스”…금융위원장 “곧 안정”
당국자 말도 엇갈려…이성태총재 “실물쪽 위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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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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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발 금융위기 관련 정부 및 금융당국자 발언
지난 15일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진 이후, 지금까지 우리 정부 당국자들의 발언은 거의 낙관론 일색이다.
그 진원지는 청와대다.
이명박 대통령은 “우리 경제에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18일), “불확실성이 드러나 미래를 예측할 수 있게 됐다”(19일)고 말하는 등 연일 낙관론을 이끌고 있다. 전광우 금융위원장(17일, “빠른 시일 내 안정될 것”), 김동수 기획재정부 1차관(16일, “시장 불확실성 제거돼 긍정적”), 김용환 금융위 상임위원(17일, “우리 시장에 영향 미미할 것”), 임승태 금융위 사무처장(17일,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는 마무리 단계”) 등도 긍정론에 힘을 보탰다.
더욱이 한승수 국무총리는 지난 11일 “금융불안이 다 지나갔다고 말하는 건 성급하다”고 지적한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에 대해 “시장에 혼란을 준다”며 경고를 해, ‘다른 목소리’를 통제하려는 움직임까지 내보였다.
이 총재는 17일에도 “(글로벌 경제위기가) 실물 쪽은 이제 막 시작이다.
어려운 시기가 더 지속될 것”이라고 말해 당국자 가운데는 거의 유일하게 ‘신중론’을 펴고 있다.
 

이처럼 낙관론과 신중론이 부딪치는 가운데, 정작 경제 사령탑이라 할 수 있는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금융위기 현상이) 앞으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모르겠다”(17일), “금융시장 불안이 실물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려된다”고 말하는 등 본인도 상황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듯한 인상을 심어줘 ‘경제 구심점’ 노릇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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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지수가 크게 올라 1450선을 회복한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 홍보관 모니터에 지난 한 주간 큰 폭으로 등락을 거듭한 주가 추이가 ‘W’ 모양으로 표시돼 있다. 김경호 기자jijae@hani.co.kr


정부의 낙관론 일색은 어느 정도 이해되는 측면도 있다.

가뜩이나 심리적 요인이 과도하게 작동해 쏠림 현상이 심한 국내 시장의 급변동을 막으려는 고육책인 측면이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속으로는 걱정이 많다.

그러나 경제는 심리이기 때문에 ‘말’은 ‘생각’보다 더 긍정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이런 정부의 낙관론 일색은 시장의 신뢰를 더욱 떨어뜨리는 요소가 된다.

실제로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국내 주식시장은 급등락을 반복했지만, 이는 미국 시장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을 뿐 정부 당국자들의 발언은 거의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더욱이 리먼 사태 이후 △산업은행의 리먼브러더스 인수 시도 △한국투자공사의 리먼브러더스 투자손실 등이 부각되면서 금융당국의 예측능력에 대한 신뢰는 거의 바닥 수준으로 떨어졌다.

또 리먼 사태의 원인으로 투자은행의 한계, 금융당국의 감독기능 부재, 과도한 규제완화 등이 지적되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지금까지 추진해온 산업은행 민영화 및 투자은행화, 규제완화 정책을 그대로 밀고 나가고 있어 보완책 마련이 제대로 되는지에 대해서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홍종학 경원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미국발 금융위기는 대공황 이후 80년 만에 처음 겪는 일”이라며 “따라서 앞으로 어디로 튈지 아무도 모른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정답을 미리 정해놓고 그에 맞는 답변만 하고 있어 도무지 믿기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또 산은의 리먼브러더스 인수 시도에 대해서도 “세계 금융시장에 대한 한국의 예측능력이 얼마나 떨어지는지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며 “정부가 현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권태호 기자ho@hani.co.kr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311213.html

기사등록 :2008-09-19 오후 09: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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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정 :2008-09-19 오후 09:2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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