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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희망이다

남북정상회담..나는 왜 감동이 더할까?[펌]


이번 노무현 대통령의 북측 방문이 2000년 1차남북정상회담보다 감동이 덜하다고 한다.
맞다. 첫 만남과 비교해서 그렇다면 맞는 말이다.
어찌 반세기만에 이뤄진 남북정상의 첫 만남, 그 감격과 감히 비교하겠는가?
당연히 두 번 세 번 보면 식상해진다. 감흥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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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보기에 따라 감동은 더한다.
또 다른 감동은 살아있다.
걸어서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전 세계에 보란 듯이 38선을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이보다 더 강력한 평화의 메시지를 날릴 수 있겠는가?
분단시대의 아픔을 안다면 이보다 더 감동적인 장면은 없을 것이다.

 
이 상징만으로 족하다. 비록 감상적 구호지만 “가자, 북으로! 오라, 남으로!” 이런 4.19이래 염원이 마침내 공식절차를 밟은 것이다.
2007년 10월2일, 이 날만은 무덤 속 김구, 장준하, 문익환도 벌떡 일어나 춤을 췄을 것이다.
서로 덩실 껴안았을 것이다.

 
혹자는 그런다.
핵이나 NLL 따위 민감한 현안을 들어, 애써 2차남북정상회담의 의미를 깎아내린다.
그 근거가 무슨 부채도사처럼, 북측이 내놓을 보따리가 없다는 식으로 김정일의 관상을 보거나, 은근히 목소리를 깔고 배신자여~ 못 믿을 구석을 부추기는 것이다.

 
그래 맞다.
북측 못 믿는다.
그러나 이 말이 맞으려면 네오콘의 한반도전쟁시나리오 같은 것이 나오지 말았어야 한다.
부시의 대북정책이 악의 축에 사로잡히지 말았어야 한다.

 
이들에게 묻고 싶다.
특히 이번 대선을 친북좌파 대 보수우파의 대결 구도로 몰아가는 유력후보에게 묻고 싶다.
친북좌파를 레퍼토리로 파고다공원에서 신문지를 깔기 전에,
광화문 사거리에서 인공기를 불태우거나 성조기를 흔들기 전에,
7년 전 남북정상이 합의한 6.15공동선언의 정신이 무엇인가 묻고 싶다.
남과 북, 서로 다른 두 개의 국가체제를 상호 인정하는 것이 평화의 첫 단추라는 것을 아는가 모르는가 묻고 싶다. 

 
역지사지로 보면 간단하다.
송두율 교수가 그랬듯 ‘내재적 방법론’에 따라 북측 입장에서 역지사지로 볼 수 있어야 된다.
악의 축으로 지목받은 북측은 심각하게 체제존망의 위기에 사로잡히지 않을 수 없다.
김정일에겐 후세인이 반면교사다.
부시가 언제 피를 보기 위해 빨대를 들이댈지 모른다.
북핵의 배경도 이런 관점에서 봐야 한다.
경제력의 차이로 이미 재래무기로는 잽이 안 되고, 그나마 목숨 건 것이 핵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그 어떤 이유로든 핵은 폐기되어야 마땅하다.
한반도 비핵화뿐만 아니라 지구상에서 핵은 사라져야 한다.

 
어찌됐거나 핵 문제는 6자회담의 틀 속에서 잘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 북미수교의 가능성도 열렸다.
무조건 북측을 발가벗기려 들지 않는 한, 이 기조는 유지될 것이다.
남은 문제는 이를 뒷받침하는 평화적 조치들이다.
이제 종전선언을 하고 평화협정으로 가는 길목을 잡아야 한다.
그래야 남북경협도 탄탄대로를 걷게 된다.
북조선을 지나 러시아로 세계로 글로벌 경제로 숨통을 튀게 된다.
물론 북측의 사회경제적 요소와 제대로 결합해야 한다.
인건비 빼먹기 식의 발상으로는 안 된다.
상호 동반자로서 새로운 조건의 패러다임을 구축해야 한다.  

 
그래서 나온 것이 NLL과 DMZ를 평화벨트로 묶자는 것이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첫발이 평화를 상징하는 퍼포먼스였던 것을 다시 한 번 상기하기 바란다.
단 한 걸음으로 더는 거역할 수 없는 평화시대의 쐐기를 박은 것이다.
감동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은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또 있다. 비록 정치적 견해는 다르지만 ‘노무현의 역지사지’는 아름답다.  

 

지금 남북은 진짜평화로 간다.
숱한 우여곡절과 비공식 끝에 공식적으로 평화로 간다.
그래서 말한다.
친북 할 것이 있으면 한다.
실리적으로, 해야 한다.
장님이 만진 코끼리처럼 북측을 볼 일이 아니다.
김정일이 그랬다.
김정일이 보는 [21세기의 3대 바보]는 컴퓨터를 하지 못하는 사람, 담배 피우는 사람, 음악을 즐기지 않는 사람이라고 한다.
거기에 통 크게 하나를 더 끼워 선물로 돌려준다.
[21세기의 4대 바보]는 이 상생과 화해의 마당에, 바로 ‘반북하는 사람’이다.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통일을 노래했던 백범어록은 첫째도 평화, 둘째도 평화, 셋째도 평화로부터 시작된다.
이 평화는 눈이 아니라 가슴과 가슴으로 주고받는 것이다.
좀 뜨거워져도 된다.
노란 선을 밟는 순간 눈시울이 붉어지는 그대가 있어 감히 말한다.
남북정상회담의 주역은 우리라고. 이데올로기의 장벽을 가슴으로 뛰어넘은 우리가, 친북좌파(?)가 있어 남북정상회담은 평화로 간다.
진짜평화로 간다.
진짜경제가 여기에 있다.

 

 

글쓴이: 이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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