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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느끼는 것들

한갖 깃털과도 같은 삶과 빠삐용의 끝없는 자유에의 갈망


지난 3월 18일 야생화를 찾아 볼 생각으로 계룡산 인근을 헤매다 우연히 만난 깃털 하나.
너무도 가벼워 그 존재감마저 느낄 수 없는 새의 가슴 깃털이 나뭇가지에 걸려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문득 고등학교 시절 본 영화 빠삐용이 생각났다.
끝없는 자유에의 갈망을...
그리고 끝내는 탈출에 성공하고야 마는 인간의 의지를 그린 영화.
깃털의 움직임이 마치 영화 주제곡인 Free as the wind[OST]에 맞추어 흔들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작곡가가 본것이 나와 같으리라는 생각이 한참을 떠나지 않고 머릿속에 머문다.
 
 
영화 빠삐용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로
20세기 최고의 모험가로 알려진 양리 샤리에르(Henri Charriere)의 상상을 초월한 파란만장한 인생과 
갖가지 모험담을 엮어 1969년에 출간한 동명 원작을 토대로 제작된 영화다.
 
남미의 프랑스령 기니아 감옥을 탈출하는 주인공 빠삐용(스티브 맥퀸)의 자유에 대한 끊임없는 도전과
죄수 드가(더스틴 호프만)와의 우정이 감동적으로 묘사된 작품이다.
당시 무려 1억원 이상의 제작비를 투입하여 완성한 대작이며,
단순한 스펙타클이나 스릴러에 그치지않고 자유를 갈구하는 인간으로서,
한 남자로서의 희망에 대한 심리를 치밀하고 감동적으로 묘사한 수작으로 꼽힌다.
 
실존 인물이었던 앙리 샤리에르는 자유의 몸이 된 뒤 딱 한번 꿈에도 그리던 고향 파리를 방문하였는데,
그것은 자기에 대한 범죄 시효가 1967년을 기해 만료되자 드디어 니스를 거쳐 파리로 돌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불과 8일 동안밖에 머물수 없었다.
 
그 때 그는 몽마르뜨의 벤취에 앉아서 유형지 생활 14년을 자기 인생의 실패로 수용하면서 자기 자신에게 이렇게 속삭였다 한다.
"너는 이겼다. 친구여 너는 자유롭고 사랑을 받는 네 미래의 주인으로 여기에 있다." 라고.
빠삐용에게 생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는 자유를 쟁취해야 한다.
   "For Papillon Survival Was Not Enough,He Had To Be Free."
 
탈출에 성공한 뒤 처음 베네주엘라에 도착해서 그는 자유인으로 살게된다.
하지만 그 곳에서 광산 노동자, 직업 노름꾼, 은행털이, 요리사, 호텔 지배인, 전당포털이 등 밑바닥 인생을 전전하다가
1973년 7월 29일 스페인에서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빠삐용ost-Free as the wind]

 
감독 : 프랭크린 J. 샤프너    출연 : 스티브 맥퀸더스틴 호프만빅터 조리돈 고돈
  
누명을 쓰고 체포되어 종신형을 선고받고 감옥으로 향하는 빠삐용!
그곳에서 만난 위조 지폐범 드가와의 우정과 자유를 향해 끊임없이 탈출을 시도하는 그의 열망.....
 
 
프랑스령인 적도 부근 기아나로 향하던 죄수 수송선에서 빠삐용(Henri 'Papillon' Charriere: 스티브 맥퀸 분)과
드가(Louis Dega: 더스틴 호프만 분)는 서로 만난다.
 
빠삐용은 무죄지만 살인죄로,
그리고 드가는 위조지폐범으로 죄수로서 인간 이하의 끔찍한 일들을 겪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빠삐용과 드가 사이에는 신뢰와 우정이 깊어진다.
빠삐용은 자신을 범인으로 몰아붙인 검사에 대한 복수 때문에,
드가는 아내에게 당한 배신 때문에 탈을 결심하게 된다.
그러나 첫번째 탈출에서 실패한 이들은 빛 한점 들지 않는 독방에서 2년을 보내게 된다.
 
하지만 빠삐용은 다시 탈주를 시도하여 겨우 콜롬비아에 도착하게 되고
그곳에서 숨어 지내다가 빠삐용이 가진 흑진주를 탐낸 수도원장의 신고로 다시 세인트 조셉프의 독방에서 5년을 보내게 된다.
이런 중에도 여러번의 탈출 시도가 실패로 끝나게 되지만 드가와의 우정은 변함없이 빠삐용에게 용기를 주게 된다.
 

 이들은 또 다시 탈출을 시도하다 붙잡혀 배가 없이는 탈출할 수 없는 상어떼가 득실거리는 악마의 섬으로 보내어진다.
감시하거나 제지하는 사람은 없지만,
섬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누리는 자유에 만족하지 못한 빠삐용은
또 다시 탈주를 계획하나 드가는 빠삐용과 함께 떠나려 하지 않는다.
 
끝까지 자유에의 꿈을 버리지 않은 빠삐용은 마지막까지 드가를 설득하지만 드가는 끝내 함께 하려 하지않는다.
결국 빠삐용 혼자 수 십 미터의 벼랑위에서 야자 열매를 채운 자루를 던지고 자신도 바다 속으로 뛰어든다.
파도의 흐름에 가라앉고 떠오르며 그의 모습은 차츰 푸른 바다로 멀어져 간다.
 
잠시 후 드가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 돼지에게 먹이를 주며 자신에게 하듯 독백을 한다
“자네가 아무리 탈출에 성공했어도 네 마음의 감옥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자네는 여전히 감옥에 갇혀 있는 거야!”
 
끝없는 푸른 바다에 빠삐용의 모습이 작아져가는 스크린에 끝을 알리는 자막이 겹쳐지며 영화는 끝이 난다.
 
 
영화속 많은 장면들이 있지만 고등학교시절부터 지금까지도 내게 기억되는 것은 한마디의 대사다
 
"너의 인생을 낭비한 죄!"
 
가혹한 강제노동,그리고 살인죄라는 누명에서 벗어나 복수를 계획하며 끝없이 탈옥을 시도하는 종신수 빠삐용!!
빠삐용은 도저히 사람이 살 수 없는 참혹하고 무서운 감옥에서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는다.
하지만 그는 인간으로서의 고귀한 가치와 자유에의 갈망을 포기하지 않고 끝없이 탈옥을 시도한다.
 
그러던 어느날 그는 감옥에서 꿈을 꾸게 된다.
재판관들이 빠삐용을 둘러싸고 “너는 죄인이다”라고 집중 공격을 하게 되고,
빠삐용은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며 죄가 있어 온 것이 아니라 음모에 의해 구금되었다고 항변한다.
하지만 그때 재판관이 말한다.
 
“너의 인생을 낭비한 죄”
 
빠삐용은 아무말도 못하고 꿈에서 깨어난다. 
    
 
이곳 계룡산에서 9년 가까운 세월을 보내면서 언제나 내 머릿속에는 그말이 맴을 돌고 있다.
 
“너의 인생을 낭비한 죄”
    
그리고 드가의 독백
“자네가 아무리 탈출에 성공했어도 네 마음의 감옥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자네는 여전히 감옥에 갇혀 있는 거야!”
 
낭비하지 않는 삶을, 갇히지않는 인생을 살아야 한다는 화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