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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느끼는 것들

한나라당에 이어 고려대가 김연아를 낳았다고? 낯뜨겁지도 않냐?


고려대가 김연아를 낳았다고? 낯뜨거운 광고 물의

 

이 아침 한줄의 기사에 입맛이 쓰다.

 

피겨 월드챔피언에 피겨 세계신기록을 수립한 피겨퀸 김연아를 올해 입학하고 입학식에도 가지 못한 고려대에서???

 

지난번에는 한나라당에서 김연아 선수를 이용해 먹더니...

 

 

우리 사회가 왜 이모양이 되었을까?

남의 잘하거나 좋은 점을 내가 노력해서 닮거나 따라 갈 생각은 하지 않고

그저 자신들의 포장에나 이용해먹으려는 얄팍한 술수만 난무한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회

그것도 국가와 사회의 동량과 인재를 키운다는 교육계에서...

 

후안무치한 이런자들이 교육계에, 그것도 명문이라 자칭 타칭 인정받는 대학교에서의 일이란다.

 

윤리와 도덕은 땅에 떨어진지 오래고,

그저 돈 많으면 최고라는 세태에 그저 한숨을 넘어 절망감이 든다.

 

지금 우리나라 어디 한 곳이라도 올바른 곳이 있는가?

성추행한 교사는 가벼운징계로 그치고 일제고사에 대해

선택권이 있고 법적으로 보장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음을 알렸다고 해임되는 교육계의 행동을 보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절망을 넘어 암담함을 느끼게 한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하지않는가.

한 때는 치맛바람이 교육을 멍들게 하더니

이제는 학부모도 아니고 도덕성마저도 마비된 정치지향 교육자들에 의해

일만년이 넘는 이 나라 미래가 좌지우지 된다는 것은 너무도 슬픈 일이다.

 

언젠가 대한민국의 유명한 교육학자가 방송에 나온 적이 있었다.

그는 현란한 말솜씨로 자신의 교육철학과 생생한 현장 경험을 멋드러지게 설파하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감동을 받고는 열심히 보고 듣고 있었다.

그러다 프로그램 그 교육학자의 자녀들과 전화 통화를 하는 컨셉이 있었는데...

그 대단한 교육학자의 자녀들이 방송에 대 놓고 자신의 부모에게 반말짖거리를 해 대는 모습에 아연실색한 적이 있었다.

 

자기 자식하나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는 자가 교육계의 원로[?]요 유명인사란 것에...

그 교육학자 아래서 가슴으로가 아닌 요령으로만 가르치는 법을 배운 사람들이 다시 일선의 학교로 가

교사의 위치에서 아이들을 가르칠 것을 생각 해 보라.

 

하긴 이미 교사는 직업의 한 부류이지 미래와 희망을 가르치는 스승은 아닌지가 오래 되었지만...

 

주절 주절 입맛 떨어져 헛소리나 지껄이게 하는 이 아침이 싫다.

 

계룡산으로 봄꽃이나 만나러 가야겠다.

 

조목 조목 잘 쓴 아래의 기사를 한번들 보시라~~~

어쩌면 4월 1일 만우절을 맞아 국민들을 즐겁게 해주려는 행동은 아닐까?

ㅋㅋㅋ

 

고려대가 김연아를 낳았다고? 낯뜨거운 광고 물의

 

‘낳는’ 교육 팽개치고 길러진 인재 뽑기 열올려
 
 


‘월드 스타’로 떠오른 ‘피겨 퀸’ 김연아를 등장시킨 광고에서 ‘민족의 인재를 키워온 고려대학교, 세계의 리더를 낳았습니다’라는 한 문구가 누리꾼들로부터 도마위에 올랐다.
 
올해 경기 군포수리고를 졸업한 김연아는 고대 체육교육학과에 입학했으나, 세계선수권대회 준비를 위해 캐나다 밴쿠버에서 머물렀기에 입학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번 고대 광고를 보면서 스타를 광고에 이용하는 것이 비즈니스계의 업이라지만, 회사가 아닌 대학이, 더구나 이제 대학에 들어간 지 한 달도 안된 그를 낳았다는 문구를 넣는 것을 보며 실소했는데, 사람의 시각이 크게 다르지 않은 모양이다.
 
특히 이번 일은 지난 대학입시 사정에서 상대적으로 내신성적이 우수한 일반고 학생들을 탈락시킨 대신 외국어고 등 특목고 학생들을 우대한 ‘입시 부정의혹’으로 집단소송을 당한 연상 선상에서 보여진다.
 
시대가 갈길 몰라 방황할 때 등대가 되고 우리 민족의 백년대계를 책임질 인재를 길러낸다는 ‘민족 고대’의 자부심은 어디로 가고, 왜 이렇게 얄팍한 상술의 모습이 부각되는 것일까.
 
이미 사람을 길러 인재로 만드는 교육이 교육현장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교육을 통해 실력을 향상시키기보다는 오직 점수가 높은 학생들을 뽑아 좋은대학 몇명 보냈다는 장삿속으로 연결시키는 서울 강남의 유명학원들처럼 ‘교육 없는 선발의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정작 문제는 학원들이 아니라 국가적으로, 또 재계와 민간 차원에서 가장 많은 재원이 투자되는 이른바 명문대학들이 그 경쟁을 앞다투고 있는데 있다.
 
그야말로 고대가 문구에서 소개한대로 인재를 ‘낳는’ 교육엔 관심 없이 실력 있고, 돈 많고, 배경까지 그럴듯한 인물들의 선발에 더욱 열을 올리는 게 문제인 것이다.
 


 
비뚤어진 것은 비뚤어진 대로 곧고, 찌그러진 것은 찌그러진 대로 반듯
 
한마디로 염불엔 뜻이고 없고 제사밥에만 마음이 가있는 셈이다. 그러나 정작 이 말을 들었던 스님들은 그렇지 않았다. 원효대사야말로 남들이 하찮고 가볍게 보았던 인재의 불성을 보았다.
 
‘옷을 짓는 데는 작은 바늘이 필요한 것이니/비록 기다란 창이 있다고 해도 소용이 없고//비를 피할 때에도 작은 우산 하나면 충분한 것이니/하늘이 드넓다 하더라도/따로 큰 것을 구할 수고가 필요 없다.//그러므로 작고 하찮다 하여 가볍게 여기지 말지니/ 그 타고난 바와 생김 생김에 따라/모두가 다 값진 보배가 되는 것이다.’
    (<하늘이 감춘 땅>(한겨레출판)의 ‘팔공산 오도암’편에서)
 
근대 선(禪)의 중흥조인 경허대사 또한 비뚤어지고, 찌그러진 인재의 부처됨을 간파하며 설파한 이였다. 경허의 제자로 훗날 일본 총독 미나미를 호통했던 대선지식 만공은 13살에 고향 전주에서 출가하기 위해 완주 봉서사와 전주 송광사, 논산 쌍계사를 거쳐 계룡산 동학사에 이르렀다. 어느날 이 절에 경허가 찾아왔는데, 때마침 동학사 강주가 설법 중이었다.
 
“나무도 비뚤어지지 않고 곧아야 쓸모가 있으며, 그릇도 찌그러지지 아니하고 반듯한 그릇이라야 쓸모가 있는 것이니, 사람도 이처럼 마음이 불량하지 않고 착하고 정직해야 하느니라.”
 
이 설법을 듣고 있는 경허가 법상에 올라서 말했다.
 
“비뚤어진 나무는 비뚤어진 대로 곧고, 찌그러진 그릇은 찌그러진 대로 반듯하며, 불량하고 성실치 못한 사람은 그대로 착하고 성실함이 있느니라.”
 
만공은 열세살의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경허의 그말을 듣고 단번에 그를 평생의 스승으로 모셨다.
    (<은둔>(한겨레출판)의 ‘사자굴에 다른 짐승은 없다-만공’편에서)
 
신채호, 이광수 등 명문대 선발 인재들, 가르침 따라 시골학교로
 
불교의 고승들만이 아니었다. 근대 한국 기독교의 거성인 남강 이승훈은 이 민족이 도탄에 빠진 1907년 평안도 정주 시골에 오산학교를 설립했다. 그는 오산학교 첫 입학생 7명을 앉혀놓고 혼자 입신출세할 인재가 아니라, 국민을 깨우고 민족운동을 일깨울 인재를 기르기 위함이라고 역설했다. 나라를 잃은 실의와 비탄으로 청춘을 버릴 뻔한 젊은이들은 남강의 교육 정신에 따라 식민지의 비참하고 무력한 낭인이 아닌 자신 안에 잠자고 있던 야성과 웅혼을 되찾은 호랑이로 변해갔다. 남강의 부름을 받고 선생과 학생으로 조그만 오산학교를 거쳐갔던 이들을 보자.
 
고당 조만식, 단재 신채호, 춘원 이광수, 다석 유영모, 신천 함석헌, 주기철 목사, 한경직 목사, 소설가 염상섭, 벽초 홍명희, 시인 김소월, 화가 이중섭…. 한명 한명이 그야말로 수만명의 명문대 ‘선발 인재’들이 감히 함부로 대하지 못할 웅혼을 떨친 인물들이다. 오산학교에서 함석헌을 길러냈던 유영모는 “일만 하면 짐승이고, 공부만 하면 도깨비”라면서 “그런데 우리나라엔 도깨비와 짐승은 많아도 일하며 공부하는 사람은 없다”고 한탄하곤 했다.
 
남강의 증손자벌인 이찬갑은 오산학교의 정신을 이어받은 풀무농업학교를 충남 홍성 홍동면 시골에 세웠다. 역사학자 이기백과 국어학자 이기문의 아버지이기도 한 이찬갑은 남들이 성적이 가려 보지 못한 인간의 개성과 능력을 보았다. 그랬기에 명성과 권위와 제도권이란 이름으로 우등생만을 선점해 열매만 거두려는 경쟁에도 동요치 않았으며, 모든 생명의 가치를 알아보았고, 그 가치를 꽃피우게 했다. 그래서 그가 세상을 떠났을 때 사람들은 이런 조사로 그를 추모했다.
 
“연구실에서 학문을 연구하고 교단에서 진리를 갈파하시는 기라성 같은 박사님들. 그 박사님의 숲 속에서 아무도 흩어진 쇠똥을 주워 보호하는 분 없고, 세상에 낙오되어 말라빠진 삭정이를 줍는 교수 없으며, 민족에 상처를 줄 유리조각을 주어 파묻는 선생님이 계시지 않습니다. 버림 받은 쇠똥, 말라비틀어진 삭정이는 어디로 가야하고 사기 띤 유리조각은 누가 주워 구덩이게 묻겠습니까!”
 
최고 대안학교 ‘풀무학교’ 장애아와 더불어 사는 삶 가르쳐 
 
이찬갑의 뒤를 이어 오늘날 풀무학교를 일군 이는 전 교장 홍순명 선생님이다. 지금은 풀무농업학교가 전국 최고의 대안학교로 꼽히며 특목고 같은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60~70년대 농고는 ‘똥통학교’로 불려 한학년 학생이 겨우 2명 밖에 모이지 않을 때도 있었다. 그러나 홍순명은 자신의 자식 6명을 모두 풀무농업학교에 보내면서 학교를 키워냈다.
 
풀무학교는 이찬갑과 홍순명의 교육 정신에 따라 지금도 거의 예외없이 매년 장애인을 입학시킨다. 홍순명은 대개가 다른 사람에 대해 신체적으로 문제가 없는가, 어떤 집에서 사는가, 학력이 어느 정도인가 등등을 따지며 그것으로 사람을 평가하는데, 교육이란 그런 편견을 없애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했다. 편견 없이 기숙사에서 그들과 더불어 생활하며 각자가 받은 달란트를 마음껏 발휘할 장을 제공하다 보면 공부를 잘 못하는 아이도 곧 다른 분야에서 놀라운 소질을 보이곤 한다는 것이다. 돈과 권력만 쫓고, 더불어 사는 두레와 대동의 소중한 가치를 잃어버린 교육현장에서 그의 존재는 그야말로 천연기념물이 아닐 수 없다.
 (<울림-우리가 몰랐던 이 땅의 예수들>의 ‘오산학교를 설립한 겨레의 스승-이승훈’과 ‘이 땅의 농촌을 살린 혼의 풀무질-이찬갑’편에서)
 
고대의 인근에는 원불교 안암교당이 있다. 크지는 않지만 화기로운 기운이 넘치는 곳이다. 고대생들을 비롯한 명문대생들도 여럿 다니고, 특히 마음공부를 하는 한의사 10여명이 다니는 교당이다.
 
그 교당의 주임인 김제원 교무가 특별한 서원을 세웠다. 김 교무는 청소년 교화에 뜻이 있어서 대학생들과 수십년간 각별하게 지내면서 “요즘 아이들이 시험 점수 올리는 공부만 했지, 삶의 교육이 전혀 안돼 삶이 엉망진창인 경우가 많고, 마음의 힘이 너무 미약함”을 간파했다. 그런 이들이 커서 사회에 주류에 편입되면서 지금 세상엔 ‘도덕이 빠진 지식인, 탐욕에 뿌리한 인재’만이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교당 옆에 기숙학사를 만들어 마음공부를 하면서 자신이 변화되고, 마음의 힘을 지닌 인재를 길러내고 싶다고 했다. 교육 없는 시대에 진짜 교육을 통해 사람을 변화시키고 성장시켜보고 싶은 열망을 토로한 것이다. 안암교당은 그런 학사를 짓는 기금 마련을 위해 오는 5월2일 오후 2시부터 ‘부처님 오신날’ 안암교당(대광고 건너편) 앞 도로에서 ‘젊은 인재 양성을 위한 안암학사 마련 바자회와 축제’를 열기로 하고, 바자회의 희사할 의류와 전자제품, 생필품, 예술품 등을 접수받고 있다.
 
모두가 염불보다 제사밥에만 눈이 먼 세상에서 원효와 경허와 남강과 이찬갑과 홍순명 같은 교육가들을 목놓아 기다려본다.
 
                     
‘고교 중퇴자 출신’ 조현 종교명상전문기자  cho@hani.co.kr

http://well.hani.co.kr/board/view.html?board_id=jh_mind&uid=2610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