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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느끼는 것들

오늘 건강검진도 받고 충청남도교육감보궐선거 투표도 하고...


어제 뜬금없는 전화를 받았다.

대전대학교 병원이라며...

오늘 아침 7시부터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실시하는 '위암' '대장암'과 함께 일반 건강검진을 실시한단다.

 

그러니 아침을 먹지말고 변을 받아서 오란다.

 

전화를 받고 검사비나 따 먹자고 하는 짓 아니냐고, 건강검진의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며 한참을 이야기 하고...

돈벌이도 중요 하지만 제발 부탁이니 검사 대상자의 건강을 걱정하는 마음으로 검진에 임하라고 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아침 8시 30분...

신분증과 도장 등을 챙겨서

철쭉이 불꽃처럼 화려하게 빛을 발하는 폐교의 위기를 겨우 넘긴 중장초등학교로 들어섰다.

 

웬 도장이냐고?

 

오늘이 충남도 교육감 보궐 선거를 하는 날이고, 같은 장소에서 건강검진도 실시하니 한번에 끝내어 버려야지...ㅎㅎㅎ

 

중장초등학교 입구에는 건강한 미소의 자봉이들이 반갑게 인사를 한다.

 

 

자원봉사자들 뒤로 등나무의 보라빛 꽃들이 환하게 피어난다.

 

 

이번 선거는 오제직 전 교육감의 불법적인 행동 등에 의해 중도하차하게 되어 치러지는 충남도교육감 보궐선거로 

모두 7명의 후보가 나서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번 선거의 후보 1명당 기탁금은 5000만원, 선거비용 제한액은 13억400만원이며

도교육청이 별도로 94억9000만원의 선거관리 경비를 부담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한마디로 국민의 혈세가 콸콸 쏱아져 들어간다는 이야기다.

 


<사진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의 충남도교육감 보궐선거입후보자 현황> 

 

▶후보자 재산▶세금▶전과기록▶경력▶공약사항을 중앙선관위홈페이지(www.nec.go.kr)에 게시하고 있는데,

후보자의 면면을 보면 군미필자 부터 뇌물 수수 등의 공직비리 전과자들까지...

한마디로 비교육적인 사람들이 교육감 후보로 나선 것을 보며 우리나라 교육의 미래가 암담해 지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뻔뻔스럽게도 자신조차 제대로 관리 하지도 못하는 인간이 충남도의 교육을 책임지겠다고 나서는 자체가 아이러니다.

뇌물수수와 뇌물공여로 처벌을 받은 자 부터 자신은 물론이고 자식까지도 군을 기피한 인물이 교육감이 되겠단다.

에라이~~~ 퉤퉤퉤!!!

 

교육이란 무었인가?

지식의 전수 전달이 목적이 아니다.

먼저 산 사람으로서 자신의 삶으로 모범을 보여 후학들에게 올바른 본보기가 됨으로 해서

보고 따르려는 가치관을 올바로 정립시켜 주는 것이 가장 훌륭한 교육이 아니겠는가?

같은 지식도 올바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에게는 인류를, 나라를 위해 소중하게 쓰일 수 있겠지만,

비뚤어진 가치관을 가진 사람에게는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것에만 이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보궐선거의 교육감 임기는 2010년 6월까지 1년 1개월이다.
충남교육감은 관내 1만6700여명의 초·중·고 교원인사와 연간 2조1000억원의 예산에 직접관여하는 직책이다.

다른 어느 선거보다 깨끗하고 투명한 인사가 당선되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물론 남은 임기 1년여를 위해 보궐 선거를 치르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하지않는 분위기이지만

법에 정한바가 그러니 어쩌겠는가만 갈수록 선거에 대한 관심도도 낮아지는 상황에서

한마디로 후보자들만의 잔치가 아닌가 생각이 들지만 어쩌겠는가...

 

민주주의가 무었인가?

최선의 선택이 아니고 최악의 결과를 막자는 것 아닌가.

그래서 그런 부조리하고 뻔뻔스러운 인간이 당선되는 것을 막으려 내 한표 기꺼이 행사하였다.

 

 

 

투표를 마치고 건강검진을 받을 생각으로 일반건강검진 장소로 이동을 했다.

 

검진장소는 교실로 들어서니 계룡면의 어르신들은 다 오신 것 같다.

아는 분들도 더러 보여 인사도 드리고...

아마도 내가 제일 젊은 것[?] 같다.

 

 

먼저 접수를 하고 채변한 봉지를 건내고 문진을 하고 시력검사를 하고...

시력검사를 할 때 눈을 가리는 주걱처럼 생긴 금속기구를 눈에 대려니 영 찝찝하다.

한번도 소독을 하지않았을 것이 뻔한 일 아닌가.

해서 담당간호사[?]에게 '이 물건 소독이나 좀 하고 사용하세요! 온갖 사람들이 다 사용하는데...'

했더니 웬 동문서답?

'자주 닦아요' 한다. 누가 닦으래? 소독하라고 했지!!!

아무튼 소변도 적셔서 주고 채혈도 하고, 혈압도 체크하고...

35번째로 일반건강검진은 끝났다.

 

이제는 바깥의 검진차로 가야할 순서...

 

 

연세 많으신 어르신들이 봄볕에 앉아서 순서를 기다리신다.

 

다음 순서는 여성분들은 유방암 검진을 위해 X-Ray 사진 촬영을 하고, 남자들은 폐 X-Ray 를 촬영한다.

 

 

다들 다정한 목소리로 친절하게 안내를 하고 검진을 진행하는데...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기분들도 좋으신 모양이다.

 

어색해 하시면서도 연신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하긴 검사의 신뢰성도 중요하겠지만 이런 나들이로 시골에서 외롭게 사시다가 

다정하고 친절하게 대해주는 관계자들을 만나는 것 만으로도 즐거운 일이 아니겠는가.

 

다음은 식도와 위장, 십이지장을 검사하기위해 위장조영검사를 할 차례...

조영제를 한컵 받아 마시고 위팽창을 위한 가루약을 한봉지 털어넣고 물도 마시고...

드디어 기계앞으로~~~

 

 

위장 조영검사를 마치고...

이제 이번에 받아야 할 모든 검사가 끝났다.

 

투표를 하고 난뒤의 이상한 허전함과 검사가 끝난 후의 역시 허전함을 어깨에 메고 죽림방으로 돌아 왔다.

 

투표는 올바른 사람이 뽑히길 기대하면서...

 

 

 

 

[2009년 4월 29일 중장초등학교에서 교육감 보궐선거 투표와 건강검진을 마친  계룡도령 춘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