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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먹거리이야기

[화천맛집] 옛 궁중요리 초계탕과 막국수는 더위를 쫓아내는 북쪽의 보양음식 '평양막국수·초계탕'

 

 

 

화천에서 만난 닭과 막국수가 만난 색다른 보양음식

평양막국수·초계탕에서 맛 본 시원한 초계탕

 

 

 

계룡도령이 생전 처음 먹어 본 너무도 시원한 여름의 보양식 '초계탕'입니다.

 

뙤약볕아래 시골길을 시작으로 걷게된 화천의 명품 산소길 제1구간은 곧 이어지는 푸른 숲길은 온갖 나무들이 이룬 터널 그늘 아래 시원한 걸음이었지만, 마지막 북한강을 가로지르는 폰툰다리에서 이곳 화천군 대이리 '평양막국수·초계탕까지의 구간은 햇빛에 그대로 노출되는 구간이었습니다.

평소 많은 땀을 흘리는 계룡도령은 죽을 맛입니다.

ㅠ.ㅠ

 

북한강의 상류인 화천강가에 위치한 '평양막국수·초계탕'까지는 약 5~600 미터 거리입니다. 

그 거리가 마치 한증막을 지나는 것 같았습니다.
아마도 너무 시원한 산소길에서 신체의 긴장이 풀어져서였을지도 모릅니다.

 

 

땀을 뻘뻘~~ 헥헥거리며 들어선 음식점 안은 갑자기 바람기 하나없는 절망의 공간이 되어 버립니다.

ㅠ.ㅠ

허급지급 사장님을 불러 에어컨 소리를 해댔습니다.

 

그러자 일행들 전부 스윽 웃습니다.
"ㅎㅎㅎ 잠시 지나면 추워질텐데요."

그래도 일단 땀은 식혀야 하니 문이라도 다 열어 봅시다. 하며 모든 창문을 열었습니다.

역시 강원도의 강바람은 시원합니다.

^^

 

'초계탕'을 위한 4인 기본상 차림입니다.

담백한 메밀전과 쫄깃한 닭날개찜 그리고 정말 특별한 맛의 적당히 잘 익힌 물김치[동치미?]...

이게 전부입니다.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차려지는 남쪽지방의 상차림과는 많은 차이가 나는 간결한 모습입니다.

 

 

'초계탕'은 계룡도령이 살면서 처음으로 만나는 메뉴입니다.

그리고 상차림 속에서 수십년만에 만나 보는 찜닭, 날개부위입니다.

 

지금은 거의 없지만 전기통닭구이가 유행하기 전까지는 찜닭을 흔히 먹을 수 있었습니다.

 

부산에서 살던 어린시절 집 가까운 곳인 지금의 씨너스부산극장신관 맞은편인 남포프라자 자리에는 길가에 길게 늘어선 찜닭 가게들이 있었습니다.

물론 그자리는 청과시장이었기도 했구요.

 

저녘시간 출출한 뱃속을 채워주던 그곳에서는 닭은 삶지 않고 쪄서는 수북히 쌓아두고 손님이 원하는 닭을 고르면 이 닭의 살을 뜯어서는 먹기 알맞게 잘게 찢어서 갖은 야채와 함께 가마솥 뚜껑에다 기름을 살짝 두르고는  볶듯이 덖어서 접시에 담아 줍니다.

 

계룡도령은 아직도 남다른 양념 맛없이 담백하며 닭고기의 쫀득하면서도 고소한 맛과 야채의 향긋함이 너무도 그립습니다.

ㅠ.ㅠ

 

 

뭐라 단정적으로 말하기 곤란한 맛의 메밀전...

약간의 야채만 들었을 뿐 순수 메밀가루로 만든 메밀전은 순식간에 동이나 버립니다.

^^

아마도 다들 산소길을 걷는 동안 허기가 많이 진 것 도 이유이겠지만, 그만큼 깔끔한 맛이 모두를 사로잡은 것 같습니다.

양념간장에 살짝 찍어서 먹은 메밀전은 의외로 쫀득거리며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물김치라고 해야할지 동치미라고 해야할지... 아무튼 약간 새콤하게 잘 삭은 물김치와 국물은 한방에 더위를 싹 가시게하는 천연의 맛이었습니다.

 

 

한모금의 물김치 국물을 마시고는 잘 쪄진 닭 날개 를 하나 들고 소금을 찍어서는 한입 물어 뜯어 봅니다.

쫄깃한 닭의 살결이 그대로 치아를 넘어 입안으로 전해집니다.

 

물에 담궈서 삶은 닭고기가 아닌 찜솥에서 쪄져 기름기가 쫙 빠진 닭고기의 쫀득함이 그대로 살아 있는 이 맛!!!
그 예전의 추억을 행복으로 되살립니다.

 

 

그리고 드디어 나온 본방인 초계탕입니다.

살얼음이 살짝 언 육수에 닭고기와 오이 그리고 물김치가 적당히 어우러져 담겨 있습니다.

 

 

초계탕(醋鷄湯)은 원래 식초의 '초(醋)와 겨자 겨자의 평안도 사투리인 '계'를 합한 말이라고 하며 북한의 함경도와 평안도 지방에서 추운 겨울에 먹던 별미로 닭 육수를 차게 식혀 기름을 걷어 내고 식초와 겨자로 간을 한 다음 삶거나 찐 닭살코기를 잘게 찢어 넣어 먹는 전통음식이랍니다.
 
1930년대 이석만의 [간편조선요리제법(簡便朝鮮料理製法)]에 기록되어 있는 음식으로, 국을 탕이라 부르던 궁중의 명칭이 붇은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원래는 옛 궁중 연회에 올렸던 국으로 일반인에게는 전해진 것이라고합니다.
 
요즘들어 여름에도 차게해서 즐기는 보양식으로 자리잡게 되었다고 하는데, 시원한 초계탕 국물에 담긴 오이와 닭고기를 건져 먹고 삶은 메밀국수를 말아 먹는 것이 별미입니다.

 

 

초계탕도 진보를 거듭해서 신선한 채소와 약재 등 25가지의 양념을 이용하는 등 고명의 종류와 형식도 많이 달라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계룡도령에게는 쓸데없이 종류도 알 수 없는 희한한 재료로 양념을 한 붉거나 달게 만든 것 보다는 순수한 식재료의 맛이 더 부드럽게 다가오는 이 맛이 좋습니다.

 

 

이날 강원도 화천에서 먹은 '초계탕'은 닭고기 육수에 찢어 넣은 닭고기와 오이 그리고 적당히 익힌 물김치와 국물이 어우러져 상큼하고도 깔끔한 맛이 입에 착 달라붙는 맛이었습니다.

 

물론 먹을 때 적당량의 겨자를 넣어 드시는 것을 절대 잊지 마세요.
^^

 

 

벽에는 초계탕에 대한 안내문이 떡하고 붙어 있습니다.

 

 

초계탕을 처음 만난 계룡도령인지라 도데체 어떤 역사를 지닌 음식인지 검색을 해보고는 아연 실색을 했습니다.

서울경기지역에 수많은 초계탕집들에 대한 이야기와 사진들 때문입니다.

 

단맛과 화학조미료에 길들여진 사람들을 위한[?] 것인지 한눈에 보아도 온갖 양념으로 범벅을 한듯한 초계탕의 모습을 보며 어디서부터 잘 못된 것인지 걱정이 먼저 앞섰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한젓가락씩 건져먹다 보니 초계탕 그릇은 어느새 국물만 남았습니다.

한그릇 시원하게 국물을 들이키고나니 처음 들어설 때의 더위는 어느새 사라지고 등짝부터 서늘한 기운이 돕니다.

 

그럼 남은 국물은 어떻게 하느냐구요?
^^
거기에는 메밀로 만든 막국수를 넣고 말아 먹어줘야죠... !!!

 

 

초계탕 국물에는 푸짐한 막국수의 면과 그 맛있는 물김치를 듬뿍 넣고는...

 

 

다 녹아 조금은 미지근해진 상태인 국물에 살얼음 동동 뜬 육수를 더 가져다 부어서 고추양념다대기를 잘 풀고...

 

 

다시 적당한 양의 식초와 겨자를 추가한 후 면을 건져서 먹으면~~~

 

 

그 맛이 ...

그 맛이 ...

끝내 줍니다. ^^

 

 

매운 맛을 좋아하는 계룡도령은 함께 말아서 나눠먹는 큰 그릇에는 더 맵게 할 수 없어서 덜어 먹는 앞접시에서 고추양념다대기를 듬뿍 넣고 다시 말아서 먹었습니다.

 

 

화끈하게 한그릇을 확실히 비운 계룡도령!!!
매운 음식임에도 땀은 나지 않습니다.
^^
살얼음이 살살 언 육수 때문인 듯합니다.

 

배불리 먹고 ...

맛에 중독되어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억지로 끌고 일어 섭니다.

 

 

이곳 '평양막국수·초계탕'에서는 초계탕외에 물막국수와 비빔막국수,아직 먹어 보지 못한 닭무침 등의 메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쫄깃한 맛이 일품인 닭날개가 한접시[6개]에 5천원입니다.

다음에 시간이 나면 반드시 들러서 닭날개에 한잔 해야겠습니다.

^^

 

여러분 혹시 화천을 들리시거나 지나치는 일이 있게되면 한번 들리셔서 화학조미료가 없는 담백한 그 맛을 한번 느껴 보세요.

 

 

 

 

평양막국수·초계탕

강원도 화천군 대이리 2반

033-442-1112 / 011-369-0962

 

 

 

 

 

[2011년 5월 14일 유기농 천국 강원도 화천의 '평양막국수·초계탕'에서 처음 초계탕을 맛 본   계룡도령 춘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