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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느끼는 것들

궤도공영(주) 호남고속철도공사장 일용노동자로서 맞은 11월의 첫날[13일째]

 

 

궤도공영(주) 호남고속철도공사장 일용노동자로서 맞은 11월의 첫날[13일째]

 

 

그믐달이 어두운 하늘에 있을 때 출근해서 회사 식당에서 아침을 먹습니다.

 

아침을 먹고나면 6시 30분 경...

 

전체 인원 체크 및 각 반별 인원배치가 끝나면 각 반별 현장으로 출발!!!

 

  

현장으로 떠나는 시간은 보통 7시 전후 5분정도의 오차가 있습니다.

 

그렇게 현장으로 출발해 세종시를 지나는 시간,

어느새 해는 하늘 높이 떠 오른 상태입니다.

 

 

어제는 계룡도령이 원래의 자리가 아닌 다른 반으로 배치되어

그렇게 싫어 하는 터널 속에서 작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더구나 쪼그리고 앉아서 기차 철로인 레일을 청소하는 일입니다.

 

콘크리트 타설을 하고난 뒤 레일에 붙은 콘크리트를 제거

 다시 고속철도 침목 고정설치용으로 재 사용하기 위한 것인데

이 작업이 장난이 아니게 힘이 듭니다.

 

특히 계룡도령처럼 배가 나온 사람들은

호흡곤란을 느낄 정도로 복부 압박이 심하지요.

 

 

 

터널안이라 사방천지가 먼지입니다.

 

그래서 수시로 물을 뿌려 먼지를 가라 않게 하긴 하는데

워낙 먼지가 많고 물을 뿌릴 수 없는 곳이 많다보니

물 살포가 크게 효과적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ㅠ.ㅠ

  

 

보이시나요?

사진 전체에 가득한 먼지...

ㅠ.ㅠ

    

  

물론 코마스크라 불리는 방진마스크를 쓰고 작업을 하지만

숨만 답답해질 뿐 제대로 역활을 하긴 하는지 의문이 많습니다.

 

아래의 사진은 레일 청소가 끝난 레일에 콘크리트 등 이물질이 붙지 못하도록

이형제를 살포한 상태의 모습인데...

이렇게 되면 청소가 완료되어 컨테이너에 실려

궤도 설치팀의 작업 현장으로 배달됩니다.

       

  

10월 31일 장대팀으로 팔려갔다가 기분이 상해 즐겁게 일을 하지는 않았지만

남들과 같은 일을 같이 해 내었는데

그 팀장이라는 사람이 궤도팀 지재영팀장에게 전화를 해서

일을 하려고 하지 않는 사람을 보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고 합니다.

 

그 벌칙으로 청소팀으로 쫓겨간 것입니다.

ㅎㅎㅎ

 

하지만 거기에는 중대한 오해가 있습니다.

오전에 전화를 했다면 말 전달을 잘 못한 것이고,

오후에 전화를 했다면 거짓말로 음해를 한 것입니다.

 

처음 장대팀으로 가 장대레일을 실은 기관차가 도착하길 기다렸다가

작업이 개시되고 장대팀의 팀장이 계룡도령더러 임팩트렌치 작업을 하라고 하기에

아직 체력이 온전치 못해 임팩트렌치 작업을 제대로 잘 못하니 다른 일을 하면 않되겠냐고 이야기를 했고,

그래서 롤러를 빼는 일을 하라고 해서 그렇게 부지런히 일을 했습니다.

 

그리고 롤러는 빼고 놓는 일을 하면서 한번도 게으름을 피운적이 없으며

오히려 같이 일하던 장대팀 사람의 롤러 까지도 빼 주면서 일을 하다가

계룡도령의 롤러를 뒷짐을 진채 쉬면서도 단 한번도 빼 주지 않는 모습에

계룡도령도 열이 받아 더 이상 그 사람의 롤러를 빼 주지 않기도 했지만

그 누구보다 최선을 다해서 일을 했습니다. 

 

계룡도령이 임팩트 렌치 작업을 해 내기 어렵다고 한 것은

궤도설치팀에서 몇번 렌치를 잡아 보았는데

아직 근력이 약해 렌치를 든 몸 전체가 휘둘려서

제대로 작업을 할 수가 없을 정도로 무게에 압도 되어버린 적이 있습니다.

 

일이란 여러사람이 자신의 역활을 제대로 할 때

일의 진척도 빨라지고 안정적이며

안전사고도 발생할 확율이 낮아집니다.

 

하지만 30킬로그램의 물체를 들고 야구공처럼 사용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30킬로그램을 겨우 드는 사람도 있는데

30킬로그램을 겨우 드는 사람에게 30킬로그램을 들고 하는 작업을 시키면

자칫 한번의 실수가 돌이킬 수 없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계룡도령은 생각합니다.

 

사실 모든 사람이 다 30킬로그램을 들고 야구공처럼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보면 참 많은 스포츠 종목이 있는데

모든 사람이 유도를 하거나 권투만을 하지는 않습니다.

 

권투선수도 있고, 축구선수도 있고, 레슬링선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권투선수에게 레슬링 시합에 출전 시키면 분명히 문제가 생깁니다.

마찬가지로 레슬링 선수에게 권투시합에 출전 시켜도 문제가 되겠지요.

 

현장 어디서든지 안전이 첫째, 둘째도 안전, 셋째도 안전이라고 강조합니다.

 

그럼 자신의 상태를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그것은 바로 본인입니다.

 

그런 본인이 가장 안전하게 가장 잘 할 수있는 일을 하는 것이

일을 하지 않으려하는 것이 되는 것인가요?

 

그러한 계룡도령의 의도와는 달리

오전에 장대팀장이 지재영팀장에게 전화를 해서 계룡도령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면

분명히 자신의 명령을 거역했다는 것에 대해 화풀이로 전화를 한 것 같습니다.

 

만약 오후에 전화를 했다면 완전히 날조된 거짓말을 한 것이구요...

그 무거운 롤러를 수도없이 뺏고,

더구나 함께 빼던 반대편의 사람 것 까지도 빼 주면서 일을 했는데

일을 하지 않았다구요?

현장을 떠나는 마지막 순간 다른 사람들은 다 퇴근 준비할 때에도

계룡도령과 함께 지원나갔던 1명은 롤러를 깔고 있었고,

지원나갔던 사람들 중 계룡도령을 포함한 3명은 다른사람들이 모두 차에 타고 있을 때에도

옷을 찾지 못해 얼마나 헤매고 다녔는지 모릅니다.

 

일일이 다 말하자면 열밖에 나지 않기 때문에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으렵니다.

 

노예 취급 당한 그 하루 덕분에...

아니 그 전화 한통 때문에 오해를 받고

먼지 투성이의 현장으로 가 쪼그리고 앉아서

작업을 해야하는 작업장으로 쫓겨 갔던 것입니다.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마무리가 어떻게 될지 두고 보렵니다.

ㅎㅎㅎ

 

 

 

 

 

[2013년 11월 1일 어처구니없는 오해로 원치않는 작업장으로 쫓겨갔다가 온 계룡도령 춘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