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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먹거리이야기

[공주 맛집] 낡고 허름한 전통으로 맛을 내는 공주장 옆 양지식당

식당 하면 모두들 잘 꾸며진 멋진 공간을 생각하게 됩니다.

맛은 그 다음으로 생각하게 되구요.

 

어쩌다 가지는 외식의 경우라면 몰라도

일상이 외식인 직장인의 경우라면 생각이 많이 달라지죠.

외관이나 멋보다는 실속을 따지게 마련입니다.

 

물론 실속도 있고 분위기도 좋으면 그 이상 더 할 나위가 없겠지만...

^^

 

이곳 공주에 아주 오래된 허름한 식당이 하나 있습니다.

 

그 옛날에야 콘크리트 스라브라 아주 잘 지은 건물이었답니다.

세월이 흐르고 시절이 바뀌니 낡고 허름한 건물이 되었지만...

^^

 

공주버스터미널 근처이고, 장터옆이니 그 옛날의 영화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것입니다.

 

한때는 공주에서 이집 모르면 간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유명한 집이었답니다.

특히 같이 조리를 하시는 할머니들은 젊어서 부터 친구처럼 그렇게 일을 같이 하였다고 하니

할머니들의 모습 하나 하나가 세월을 대변하는 것이지요.

 

 

구차하달 수 있을 만큼 허름한 이 식당에는 구석 구석에 역사가 남아 있습니다.

^^

아래 사진에 보이는 부분이 홀과 작은 방이고 커다란 방이 우측에 하나 더 있습니다.

 

 

공주시라는 곳이 인구 13만을 겨우 오르내리는 소도시니 뭐 직장인들이야 많을리 없지만,

양지 식당에는 관광버스로 단체가 와서 식사를 하고 갈 정도로 유명한 곳입니다.

 

반찬이래야 그저 시골 여느집이나 같다고 하겠지만,

 

 

그때 그때 제철에 나는 재료들로 음식을 하다 보니 더러는 횡재를 하기도 하고,

또 어떤 때에는 내 식성에 좀 아니다 할 때도 있지만 보통은 다 입에 잘 맞습니다.

^^

 

 

어우러진 양념들과 전통적으로 고집해온 각 재료마다의 조리법을 지켜서 만들다 보니 정말 시골의 맛이 납니다.

어떤 것은 좀 짭쪼름하고,

또 어떤 찬은 싱겁기도 하고...

이것 저것 먹다 보면 조화가 맞게 됩니다.

그래서 보통은 반찬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싹 비우고 온답니다.

^^

 

특히 된장 뚝배기와 청국장은 계룡도령의 단골 메뉴입니다.

물론 혼자가니 달리 시킬 것이 없어서 이긴 합니다만,

은근하고 구수한 특유의 청국장 냄새를 생각하면 지금 입안에 침이 절로 고입니다.

^^

 

 

이집 양지식당은 점심시간이면 특히 배달이 많은데...

매일 한집에서 시켜 먹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우리의 입맛이 워낙에 간사해서 말이죠...

^^

주변의 상가에서 입맛에 들 맞고 자리를 비울 수없으니 매일 같이 싫증 내지 않고 시켜서들 드시는데...

연세 많으신 할머니들이 배달을 하시는 모습은 많이 안스럽게 보입니다.

ㅠ.ㅠ

 

양지식당의 특징을 꼽으라면 밥은 고봉밥에 반찬은 떨어질 때까지 무한리필입니다.

더욱 맛이 있고 비싼재로로 만든 반찬이라도 인상 한번 쓰지 않습니다.

ㅎㅎㅎ

 

 

아마도 예전부터 시골 장터 근처인데다,

버스터미널 근처이니 배가 크거나 지나치게 배고픔을 느끼는 사람들에 대한 무언의 배려 같습니다.

 

처음에는 청국장을 숟가락으로 떠서 먹다가 밥이 어느 정도 줄어들면 청국장을 알콩과 함께 푹푹 퍼 담아서는

비벼먹어야 또 제맛입니다.

 

 

양지식당은 밥값이 무척 저렴하기로도 유명한 곳인데...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어느날 가격이 요렇게 올라 있네요.

ㅠ.ㅠ

 

 

푸짐하게 식사를 마치고 구수한 누룽지 한그릇으로 입가심을 하고 나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는 식사가 됩니다.

 

 

공주에 굳이 올 일들이야 없겠지만,

혹여 오시게 되면 한번 들러 보세요.

 

하지만 깔끔하고, 멋스러움을 찾는 분들이라면 가지 마세요.

ㅎㅎ

 

예전에는 기사식당으로도 명성이 자자했지만,

어느날 부터인가 주차 문제가 대두되면서 요즘은 기사분들은 잘 찾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공주의 올드보이들은 아직도 이곳에서 과거의 이야기를 하며 목소리를 높이는 그런 정감이 가득한 곳이랍니다.

^^

 

 

양지식당
041-855-4888

충남 공주시 금성동 20-1

 

 

[2010년 11월 13일 우금치 백만민란 콘서트로 향하며 들린 양지식당  계룡도령 춘월]